요즘 장외서 가장 핫한 사람은 윤석열 검찰총장이다. 총장으로서가 아니라 그가 정치권에 들어와 대권 주자가 되느냐는 것. 이 같은 윤석열 기사가 종종 눈에 띈다. 언론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윤석열이 정치를 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진다고 할까. 자의든, 타의든 발을 들여 놓을 공산이 크다. 처음부터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DJ와 YS 말고는 대통령을 하기 위해 정치를 한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상황이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노무현도, 이명박도, 박근혜도, 문재인도 다르지 않다. 어쩌다가 대통령이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윤석열이라고 정치를 못할 이유는 없다. 내가 보건대 윤석열은 장점이 많다. 정치를 하더라도 잘할 사람으로 보인다.
윤석열은 우선 배짱이 있다. 정권이 그렇게 흔들어대도 꿈쩍하지 않는다. 맷집이 약한 사람 같으면 벌써 사퇴했을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버틸만한 힘이 있다는 뜻이다. 윤석열은 상대적으로 흠이 적은 듯 하다. 만약 개인적 흠이 많다면 버티기 어렵다. 이미 정권 차원에서 윤석열에 대한 모든 조사도 끝냈을 것으로 본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낙마시킨 사건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역설적으로 윤석열을 가장 키워주는 집단은 여권이다. 그들이 윤석열을 공격하면 할수록 윤석열의 주가는 뛰게 되어 있다. 국민들은 공격하는 쪽보다 당하는 사람을 동정하게 되어 있다. 윤석열 팬덤도 생겼다. 역대 총장 가운데 누구도 윤석열 만큼 주목받은 사람이 없었다. 사실 검찰총장이 정치권의 입방에 오른다는 것이 정상은 아니다. 총장은 법집행으로 말해주면 된다.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원래 야당이 검찰의 탄압을 받는다고 성명을 내곤 했는제 지금은 그 반대다. 야당이 검찰총장을 탄압하지 말라고 윤석열을 편든다. 반면 민주당은 총대를 메고 윤석열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자기네가 뽑아 놓고 흔드는 격이다. 한마디로 코미디다. 그런데 사람을 잘못 보았다는 생각도 든다. 나갈 사람을 흔들어야 하는데 윤석열이 미동도 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지난 20일 논평에서 "지금 범여권은 윤 총장 사퇴 관철에 여념이 없다. 이러라고 국민이 177석을 몰아준 게 아니다"라며 "검찰총장 한 명 몰아내자고 장관과 여당이 총동원되는 웃지 못 할 코미디를 국민이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위안부 할머니를 앞세워 사익을 챙긴 윤미향 사태, 조국 수사 등 정권 후반기 자신들에게 불리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두려움의 발로인가. 그렇게 자욱해진 포연 속에 정권의 허물을 가리고 싶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국민은 이 우스꽝스러운 광대극의 끝을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는 게 통합당의 경고다. 윤석열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그 때까지 자리를 지키기는 어려울 듯 싶다. 윤석열도 자리에 연연해 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시대가 영웅을 만들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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