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人】강훈식이 남긴 “정치인의 말한마디가 누군가 상처준 촌철살인...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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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人】강훈식이 남긴 “정치인의 말한마디가 누군가 상처준 촌철살인... ”화제
  • 신수용 대기자
  • 승인 2020.08.30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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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충남아산을)이 30일 게시한 “당의 입장이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가치와 이익을 대변하는 길인지 확신하지 못한 날도 적지 않았다"고  자성하는 글이 화제다.

강 의원은 이날 이낙연 당대표 체제의 출범으로 수석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여당 대변인의 입장에서  제역할을 다했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은퇴한 언론인이 ‘언론인이나 정치인은 말빚’ 이라는 전언을 들어 당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정치인은 말로 예상치 않았던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고, 결국 그 업보를 치르게 된다는 섬뜩한 촌철살인(寸鐵殺人)이었다”고 고백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충남아산을)이 30일 게시한 “당의 입장이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가치와 이익을 대변하는 길인지 확신하지 못한 날도 적지 않았다"고  자성하는 글이 화제다.[사진=강훈식의원페이스북켑처]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충남아산을)이 30일 게시한 “당의 입장이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가치와 이익을 대변하는 길인지 확신하지 못한 날도 적지 않았다"고  자성하는 글이 화제다.[사진=강훈식의원페이스북켑처]

강 의원은 “이제는 은퇴하신 한 언론인께서 ‘(언론인이나 정치인이나)말하고, 글쓰다보면 누군가는 상처를 받게 되는데 한참 하다보면, 어디를 공격하는지, 왜 공격하는지도 모르고 하게 돼. 고집도 생기게 되고...’라고 덧붙이더라”면서 자신의 ‘말빚’의 뜻을 설명했다.

4.15 총선전인 지난 2월 임명된뒤  6개월간 민주당의 입으로 활동한 그는 대변인과 언론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고백하건대 상대 당과 대척점에 있는 당의 입장에 서서 언론을 설득하려 애쓸 때 '이것이 과연 다수 국민의 의사에 부합하는 것일까' 번뇌했던 시간이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잘못을 잘못이라고 쉬이 인정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적지 않았다"며 "그러던 새 다른 계기로 당의 지지율이 회복되면 '다행이다'라고 되뇌며 마음을 쓸어내리곤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반성한다. 소란의 뒤편으로 숨는 날이 많지는 않았는지. 여당 대변인은 국민의 목소리가 당의 목소리가 되도록 애쓰는 도관(導管)이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잘 해냈는지 자신이 없다"고 적었다. 

이어  "당의 입장이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가치와 이익을 대변하는 길인지 확신하지 못해 우물쭈물했던 날도 적지 않았다"라며 "우리 주장이 곧 유권자 전체의 뜻이라고 예단하고 싸운 날도 많았다"고 말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충남아산을)이 30일 게시한 “당의 입장이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가치와 이익을 대변하는 길인지 확신하지 못한 날도 적지 않았다"고  자성하는 글이 화제다.[사진=강훈식의원페이스북켑처]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충남아산을)이 30일 게시한 “당의 입장이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가치와 이익을 대변하는 길인지 확신하지 못한 날도 적지 않았다"고  자성하는 글이 화제다.[사진=강훈식의원페이스북켑처]

강 의원은 "아쉬움과 반성은 남은 의정 활동에서 좀 더 숙성된 언어와 정책으로 담아가겠다"고 했다.

 【강훈식의원의 페이스글 전문】                                    

“강 의원, 정치인이나 언론인이나 ‘말빚’을 지는 사람이야”언젠가 이제는 은퇴하신 한 언론인께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그러고는 “말하고, 글쓰다보면 누군가는 상처를 받게 되는데 한참 하다보면, 어디를 공격하는지, 왜 공격하는지도 모르고 하게 돼. 고집도 생기게 되고...”라는 말을 덧붙이셨습니다.

정치인은 말로 예상치 않았던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고, 결국 그 업보를 치르게 된다는 섬뜩한 촌철살인이었습니다.
...
 저는 오늘부로 수석대변인에서 물러납니다.

돌이켜보면, 거친 말을 할수 밖에 없는 자리에서 ‘말빚’지는 것을 두려워했던 6개월이었습니다. 원내대변인 때도,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늘 조심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써놓았던 글과 했던 말들로 진 ‘말빚’이 늘어만 갔습니다. 

수석대변인으로서 당의 입장에서 기사의 말 한마디, 단어 하나를 바꾸고자 했지만, 언론에서는 받아줄 수 없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서로의 관점만 내세우며 할퀴고 상처낸 시간도 많았습니다. 

어쩌면 ‘말빚을 지는 일’이라는 같은 숙명을 가졌지만, 입장이 같을 수는 없는 언론인 여러분과 긴장감 속에서 때로는 서로를 욕했고, 때로는 서로를 안쓰러워 했습니다.

고백컨데 상대당과 대척점에 있는 당의 입장에 서서 언론을 설득하려 애쓸 때면 ‘이것이 과연 다수 국민의 의사에 부합하는 것일까’ 번뇌했던 시간도 적지 않았습니다.

 누구의 말마따나 잘못을 잘못이라고 수이 인정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새 다른 계기로 당의 지지율이 회복되면 ‘다행이다’라고 되뇌이며 마음을 쓸어내리곤 했습니다. 

반성합니다. 말빚을 질 것이라면, 때론 좀 더 진정성 있는 언어와 태도로 국민들의 의심과 걱정을 덜어드렸어야 했지만 소란의 뒤편으로 숨는 날이 많지는 않았는지. 여당의 대변인은 당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국민의 목소리가 당의 목소리가 되도록 애쓰는 도관(導管)이어야 합니다.

 그런 역할을 잘 해냈는지 자신이 없습니다. 당의 입장이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가치와 이익을 대변하는 길인지 확신하지 못해 우물쭈물했던 날도 적잖았습니다. 우리 주장이 곧 유권자의 전체의 뜻이라고 예단하고, 싸운 날도 많았습니다. 

아쉬움과 반성은 남은 의정 활동에서 좀 더 숙성된 언어와 정책으로 담아가겠습니다. 

공공의 선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소명의식으로 일하시는 많은 언론인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여전히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계속되는 여러분의 전화와 쏟아지는 기사들
이 결국 보다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여는 몸부림이라고 믿습니다. 저도 친절하지 못하고, 부족함 많았던 수석대변인에서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소통에 나서는 176명 중 1
인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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