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용 쓴소리 칼럼】낚시배 사고, 언제까지 소잃고 외양간 고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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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쓴소리 칼럼】낚시배 사고, 언제까지 소잃고 외양간 고칠텐가.
  •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 대전일보 전 대표이사.발행인]
  • 승인 2020.11.03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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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1일 새벽 충남 태안군 안면도와 보령시 원산도를 잇는 원산안면대교 교각을 지나던 9.77t급 어선 '푸른바다3호'가 들이 받았다. 그바람에 13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 이정현 기자]
지난 달 31일 새벽 충남 태안군 안면도와 보령시 원산도를 잇는 원산안면대교 교각을 지나던 9.77t급 어선 '푸른바다3호'가 들이 받았다. 그바람에 13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 이정현 기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반복된다.  서해상에서 엊그제 일어난 낚시배 사고말이다. 지난 달 31일 새벽 충남 태안군 안면도와 보령시 원산도를 잇는 원산안면대교 교각을 지나던 9.77t급 어선 '푸른바다3호'가 들이 받았다. 그바람에 13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원인은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선장을 입건해 책임을 묻고 있지만, 아쉽고 딱하기 그지없는 참사다.  정밀조사후 결론을 내야 정확한 사고원인으 알수 있는 지경이다.  

해경은 현재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어둠 속에서 '푸른바다 3호'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운항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다 교각을 미처 피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닌 가 보는 듯하다.

사고의 낚시배의 보령시 오천항의 출항 시간이 이날 오전 4시 50분이었다.  운항 속도는 15노트(시속 약 27㎞)라고 한다.  그러나 선장의 초기 진술과 달리 선내 시스템상 18노트(시속 약 33㎞)까지 찍혔다.  일출전이라 사방이 어두웠던 탓에 시계도 좋지 않았으리라 추정된다.

이 사실대로라면  어둠 속에서는 교각의 존재를 잘 잡지 못하는 계기판은 사실상 무용지물였던 셈이다. 원산안면대교의 교각 충돌처럼 으레 있을 법한 사고의 예방을 위한 교통 안전시설이 미비했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조금만 긴장하고 찬찬히 챙겨더라면 이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충남 앞바다를 비롯 서해상에서 지난 5년 동안 일어난 낚싯배 사고로 37명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3명이 실종상태이며 27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낚시승객을 태우고 서해 바다위에서 영업하는 낚싯배 사고는 지난 2015년 207건을 비롯  2016년 209건, 2017년 266건, 2018년 245건, 2019년 306건등 연평균 246.6건이나 일어났다.

지난해에도 5명이 숨지고 56명이 다쳤고 앞서 2017년도에는 인천 영흥도앞 바다에서는 대형 급유선에 들이받혀 낚싯배가 뒤집히는 바람에 15명이 사망했다.. 뿐만 아니다. 2015년 9월 제주 추자도 인근 해역에선 폭우 속에 낚싯배 돌고래호가 뒤집혀 역시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낚싯배 사고의 주된 원인은  운항 부주의와 정비 불량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바다 위의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는 만큼 주의를 게을리해서는 안되는데도,대개 부주의에서 비롯됐다. 사고의 주된 발생 요일은 주말·공휴일 이른 새벽에 집중됐다.  작년에 일어난 306건의 경우, 절반 넘는 160건이 주말과 공휴일에 일어났다.

시간대별로 보면 오전 6시부터 9시까지가 69건(22.5%)으로 가장 많았다.지난 2018년에도 마찬가지다.  주말과 공휴일에 129건이 발생, 전체의 52.7%를 차지했다.역시 오전 6∼9시에 발생한 사고가 62건(25.3%)으로 가장 많았다.

경찰은 낚시객이 몰리는 주말에 물고기가 잘 잡히는 일명 '포인트'를 선점하기 위해 이른 새벽에 무리한 운항을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낚시배를 모는 선장들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을 터다. 그런데도 운항부주의와 정비불량이 사고원인의 대부분이라니 인재가 아닐 수 없다.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 대전일보 전 대표이사.발행인]​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 대전일보 전 대표이사.발행인]​

이런 통계를 봐서도  여느 안전사고 못지않게 낚시배 운항은 경계와 대책이 절실한 것이다.  언급했듯이 주말과 공휴일 이른 새벽에 사고가 잦고 대부분 운항 부주의와 정비 불량이라니 제도적으로 안전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처럼 매사 소잃고 외양간 고치거나 주먹구구식이니 비극은 되풀이될 뿐이다

일각에서는 어느정도 진단이 나왔으니,  제도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사고를 막자고 말한다.  이번 사고에서 보듯 새벽 출항시 시계 불량이 원인인 사고가 적지 않은 만큼 앞으로 낚싯배 운항 시간을 일출 후∼일몰 전으로 못 박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물론 육상교통 수준으로 정밀하게 규율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정한 운항 속도 제한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음주운전, 정원 초과, 정비 불량, 선상 안전조치 무시, 안전 수칙 미준수 같은 위법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도 강화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구명조끼 착용 등 승선원들의 안전의식 역시 필수다. 해경과 지방자치단체들도 사고가 터진 뒤 해양 위험시설물에 대해 안전설비를 보강하거나 선박 관제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그쳐서는 안된다. 

방심해서는 곤란하니, 늘 낚시배의 안전운항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해수부. 행안부, 그리고 해당 지자체가 협력해 해상안전에 만전을 기해야한다. 그러려면  관련부처와 지자체는 구난 예산 확보와 구조 인력, 장비, 그리고 시스템 완비에 주력해야 옳다. 안전하고, 철저한 해양문화를  이루려면 늦었지만 이제라도 서둘러야한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진정한 해양대국의 꿈을 이루려면 철저한 안전수칙준수와 시스템이 뒷받침이되어야한다. 주먹구구식이거나, 전시용 행정으로는 곤란하다.  더이상 안전부주의나, 정비불량, 안전수칙무시등 가장 기본적인 사안을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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