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세평】1942년생 동갑내기 이건희와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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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세평】1942년생 동갑내기 이건희와 박지원
  • 오풍연 언론인(서울신문 전국장. 제1호 법조대기자.오풍연닷컴대표)
  • 승인 2020.01.0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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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언론인(서울신문 전국장. 제1호 법조대기자.오풍연닷컴대표)
오풍연 언론인(서울신문 전국장. 제1호 법조대기자.오풍연닷컴대표)

이건희 삼성회장과 박지원 의원. 둘은 1942년생 동갑내기다. 한 사람은 대한민국 최고의 부자, 또 한 사람은 정치 9단. 둘다 풍운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 사람은 7년째 병원에 누워 있고, 또 한 사람은 청년처럼 현장을 누빈다. 그럼 누가 더 행복할까. 말할 것도 없이 박 의원의 행복지수가 훨씬 높을 게다. 둘에게 2020년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듯하다.

먼저 이건희 회장. 오는 9일 입원 중인 삼성병원서 78회 생일을 맞는다.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느 때보다 큰 상황이어서 이 회장의 '병상 생일'을 맞는 삼성 내부는 가라앉은 느낌이다. 아직 임원 인사도 하지 못했다.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이다. 안팎으로 상황이 녹록치 않다. 우선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어 운신의 폭이 좁다. 실형이 나올 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현재 의식은 없지만, 인공호흡기나 특수 의료장비 없이 자가 호흡을 한다고 전해졌다. 주로 병상에 누워서 지내면서도 자주 휠체어를 태워 복도를 산책시키거나 신체 일부를 일으켜 세워 마사지해주는 등 운동 요법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접촉이나 소리 등 외부 자극에 반응해서 음악을 들려주는 등의 보조적인 자극 치료도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2019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6억 달러(약 22조6900억 원)로 한국인 최고 부호 겸 세계 59위에 올랐다. 이 회장은 부동의 한국 1위다. 그러나 그는 한 푼도 쓸 수 없는 처지다. 병상에 누워서도 주식 가치만 올라간다.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죽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전혀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

반면 박지원 의원을 보자. 팔팔한 청년 같다. 그의 하루 동선을 보면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다. 잠은 언제 자는지 모르겠다. 하루에도 20~30개의 일정을 소화한다. 모두 사람 만나는 일이다.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젊은 사람도 힘든 일정이다. 방송가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출연하려면 공부도 해야 한다. 신문도 봐야 하고, 뉴스도 챙겨야 한다. 거의 초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에게 나이는 의미가 없다.

박 의원은 식사를 아주 잘 한다. 같이 음식을 먹어보면 젊은(?) 나보다 2배 정도의 식사를 한다. 그리고 맛있게 먹는다. 그렇지 않으면 그 많은 일정을 소화할 수 없다. 박 의원은 지역구 5선에 도전한다. 나이로 따지면 최고령 도전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이로 79세. 하지만 박 의원에게 나이가 많으니 그만 물러나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지역구 관리도 누구보다 열심이다. 금귀월래(金歸月來)는 그가 배지를 달면서 지켜온 원칙이다.

금요일 오후 목포에 내려가 지역구 활동을 한 뒤 일요일 밤 차로 올라온다. 서울 도착하면 월요일 새벽. 1년 365일 거의 똑같다. 그러니 누가 지역구 관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하겠는가. 지역구 관리는 단연 1등이다. 그를 따라올 사람이 없다. 다른 의원들도 그 점은 인정한다. 이건희 회장에게도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훌훌 털고 일어나 박 의원처럼 활동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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