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용 쓴소리칼럼】 군의 총부리는 어딜 겨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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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쓴소리칼럼】 군의 총부리는 어딜 겨누나.
  •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대전일보전 대표이사.발행인]
  • 승인 2021.02.17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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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철책선[사진=뉴스1]
DMZ철책선[사진=뉴스1]

 

김대중(DJ)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포용정책이었다.

즉, 햇볕정책이라고도 했다.

이솝 우화속에 '나그네의 외투를 어떻게 벗길 지를 놓고 다투는 두부류'를 인용했다.

한 부류중에 한 쪽은 '이에는 이'의 강력 대응을, 또한 한 편은 강한 햇볕으로 스스로 외투를 벗게하는 쪽의 대응에서 착안한 대북정책이다.

이솝우화에서 역시 강하고 매서운 바람으로 맞서지만 나그네는 오히려 외투를 더 우며쥔다.

하지만 반대편은 강한 햇볕을 내리 쬐자 스스로 두꺼운 외투를 벗어 던진다.

그래서 DJ의 햇볕정책은 대북 포용정책이었다.

그렇다고 DJ는 강한 국군을 주장했다.

우리 한반도의 평화는 우리가 강한 군사력을 갖고 있을 때 보장된다고 역설했었다.

취임후 국군의 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에서도 이를 국내외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결국 2002년 한일 월드컵 직전 서해에서 북한과 우리 해군이 충돌했지만 우리 국군이 상대를 물리쳤다.

그런데도 DJP정권의 한축인 자민련의 국회의원들은  '2000년 김대중. 김정일 6.15남북정상회담'으로 군의 기강이 느슨해졌다고 정부를 몰아세웠다.

대북 퍼주기니, 댓가를 주고 남북 정상회담을 이뤘느니하는 루머도 이때 퍼졌다.

고 이원범 전 자민련국회의원(행자위원장)은  대정부질의를 통해 '정부가 북한에대해 우호적이다보니 전방의 병사들이 총부리를 어디다 겨눠야하는 지 헷갈린다고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DMZ의 병사들의 총부리를 북한에 겨눠야하는 것이 맞느냐"고 당시 국방부장관에게 묻던 기억이 난다.

현 정부들어서도 우리 최전방 뿐 만아니라 서해안, 동해안이 북한이나 중국인들에게 뚫리고 있다. 
    
엊그제 동해안 최전방인  강원도 북단 고성군지역 군 경계 감시망이 또 허점을 드러냈다.

군 당국이 16일 그곳 민간인통제선 검문소 일대에서 북한 남성 1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20대 초반의 이 남성은 조사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당시 군은 대침투 경계령인 '진돗개 하나'까지 발령했다.

그렇지만, 정밀하고 신속한 대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합동참모본부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 남성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헤엄쳐 건너왔다.

 이후 GOP(일반전초) 이남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올라와 걸어서 남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배수로 하단훼손된 것으로 보아,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건이 발생한 부대는 이명박 정부때인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표시한 일명 '노크 귀순이 있었던 부대다.

또한  작년 11월 북한군 남성의 '철책 귀순'이 있어 관심과 우려의 대상이 된 바 있다. 

그 부대는 이번에도 경계 감시망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돼 또 하나의 '경계 실패'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합참에 의하면 군은 오전 4시 20분 쯤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던 남성을 민통선 검문소 CC(폐쇄회로)TV로 식별한 뒤 작전 병력을 투입해 민통선 북방에서 오전 7시 20분 신병을 확보했다.

더욱이 해당 부대 해안 경계 작전과 경계 시설물 관리에 대해 확인한 결과, 해당 남성이 해안으로 올라온 이후 군 감시 장비에 몇 차례 포착됐다.

그러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배수로 차단 시설역시 미흡했던 점이 확인됐다.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합참의 초기 설명만 봐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최전방 경계 태세와 초동 조치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적지 않은 셈이다. 

문제는 또하나  5분 대기조 병력까지 출동했는데도 처음 발견에서 신병 확보까지 3시간이나 걸린 점은 쉽게 이해득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는 '눈 뜨고 당한' 꼴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11월 철책 귀순 때도 북한 남성이 철책을 넘은 지 14시간 30분 만에 발견돼 문제로 지적됐었다.

이번에도 대침투 경계령을 최고 수준으로 발령했으나 결과는 미덥지 않았다.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정확히 가려야 할 이유다.

개별적인 실수 또는 기강해이든, 구조적인 문제이든 간에 같은 부대에서 유사한 실패 사례가 잇따른다는 점은 구체적으로 문제를 진단해야한다.

작전에 실패한 부대는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부대는 용서할 수 없다는 게 군인역사에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대전일보전 대표이사.발행인]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대전일보전 대표이사.발행인]

군은 그간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과학화 경계 시스템 보강 등을 강조했다.

지난해 인천시 강화에서 탈북민이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한 뒤 헤엄쳐 북으로 넘어간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었다.

이번에도 철책 밑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유사한 경계 실패를 반복한 셈이 된다. 

군이 그간 일회적인 대증요법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게 됐다. 

현재 이 사건은 경계 감시망이 뚫린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해당 부대에 대대적인 문책으로 그칠 일이 아니다.

더 시급한 것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아무리 문책으로 다잡아도 효력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군 전방 경계태세 전체에 대해 원점에서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전방 경계 태세 확립은 전쟁 억지력 확보를 위한 군사대비태세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전쟁 억지력강화는 물론 풀 가동되어야  평화 체제로 가기 위한 대화 노력도 탄력을 받게 된다.

돌이켜 보면  충남 태안지역에서는 지난 2019년 중국인들이  보트를 타고  여러차례 국내에 잠입했는데도 군경 해안 경계부대들은 모르고 있었다.

미사일부대까지 있으면서 까막눈 경계의 헛점을 고스란히 노출한 것이다.

같은 부대이든, 전방이든 후방이든 개별적인 실수든 기강해이든, 구조적인 문제이든 간에  비슷한 사례가 잇따른다는 점은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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