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주장】위장 탈당-사보임 꼼수… '민주'가 빠진 민주당의 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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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주장】위장 탈당-사보임 꼼수… '민주'가 빠진 민주당의 구태
  • e세종경제
  • 승인 2022.04.2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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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내에서도 “이렇게 정치해선 안돼”
-국힘, 시민단체, “지금 어느 때인데...국민을 속이는 야바위 짓”
-정의당 “대(對)국회 민주주의 테러”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패배  직후 연 3월11일 의원총회[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패배 직후 연 3월11일 의원총회[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0일  꺼내 든 ‘위장 탈당’ 카드를 꺼냈다.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을 4차례 사보임한 민주당이 이날은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이라는 무리수까지 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 정당외에도 법조계, 시민사회단체의 비판도 쇄도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가용한 꼼수를 총동원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검수완박 입법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뿐만아니다. 민주당 출신인 민 의원은 이날 오후 검수완박 법안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해 초고속 처리를 위해 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수사 기소 분리를 통한 검찰 정상화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까 싶어 용기 냈다”며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역할에 대비하려는 뜻”이라고 했다.

차라리 '검수완박 처리를 위해 꼼수를 부렸다'고 말하는게  더 솔직해 보인다.

그렇다면  국회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란  무엇인가.

민형배 의원[사진=노컷뉴스]
민형배 의원[사진=노컷뉴스]

과거 새누리당이 집권당이던 지난 2012년 5월 국회법 개정 당시 다수당의 일방적인 국회 상임위원회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이견 조정을 위해 상임위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 요구로 안건조정위를 열 수 있다.

 안건조정위원 6명은 여야 3 대 3 동수로 구성되지만, 비교섭단체 의원이 있을 경우 야당 몫 3명 중 1명을 맡게 된다. 

최장 활동기간은 90일이지만 조정위원 3분의 2(4명) 이상 찬성할 경우 곧바로 안건을 처리할 수 있다.

 상당히 합리적인 이견 조정같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자당후보를 탈당시켜 무소속 신분으로 만든 뒤, 안건조정위에 사보임을 할 요량이었다. 

민주당의  사보임 꼼수는 지난 7일 에도 있었다.

 민주당은 지난 7일 국민의힘이 검수완박 법안을 안건조정위에 회부할 것에 대비해 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법사위로 사보임했다. 

앞서 소개했듯이 국회법상 여야 동수 3명씩 모두  6명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는 최장 90일까지 법안을 심사할 수 있으나 조정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할 경우 안건을 곧바로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6명 중 비교섭단체 몫으로 양 의원을 임명해 안건조정위 비율을 4대 2로 만들어 처리하겠다는 ‘꼼수’를 부렸다.

양향자 국회의원[사진=양의원 페이스북 켑처]
양향자 국회의원[사진=양의원 페이스북 켑처]

하지만  양향자 의원은 용기를 냈다. 민주당의 계획과 달리 양 의원이 검수완박 입법에 반대하자 민주당은 이날 급하게 민 의원의 탈당을 택했다

. 판사 출신인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지금은 사보임할 시간도 없고 (박병석 국회의장이) 해주지도 않는다. 법사위 내에서 누군가 탈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2년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으로 안건조정위가 도입된 이후 안건조정위 통과를 목적으로 탈당한 경우는 민 의원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이날 민 의원의 탈당 뒤 법사위 안건조정위 요구서를 제출했다.

검수완박 법안의 졸속 처리에 당내 우려가 계속되자 민주당은 그간 사보임을 계속 반복했다. 

 탈당한 민 의원도 검사 출신인 소병철 의원 대신 18일 투입됐다. 

법안심사 소위에도 검사 출신 송기헌 의원을 대신해 검수완박 강경파인 최강욱 의원을 배치했다.

여기에 민주당은 안건조정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최고령자 사보임’도 선보였다. 

국민의힘이 윤한홍 의원 대신 한기호 의원(70)을 투입하자, 민주당은 김종민 의원 대신 김진표 의원(75)을 배치했다. 

관행에 따라 최고령자가 맡아왔던 안건조정위원장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도다.

국회 본회의 법안 상정 권한을 쥐고 있는 박병석 국회의장 역시 해외 순방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중앙)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 쪽)과 국민의힘 권성동원내대표[사진= 민주당 제공]
박병석 국회의장(중앙)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 쪽)과 국민의힘 권성동원내대표[사진= 민주당 제공]

 박 의장 측은 “박 의장이 현 정국을 매우 엄중히 보고 있다”며 “필요하면 언제든 부르고 양당도 서로 물밑 접촉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대한 양당을 중재해보겠다는 의미지만 민주당의 강한 압박에 박 의장이 결국 검수완박 입법 상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정당들은 강력 비난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안건조정위 입법 취지에는 소수 의견을 듣기 위해 안건조정위를 설치한다고 되어 있는데 (민주당이) 다수당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국회선진화법이 사실상 사문화된 것”이라고 했다.

무소속 양향자의원의 검수완박 반대의 입장문[사진=양의원실제공]
무소속 양향자의원의 검수완박 반대의 입장문[사진=양의원실제공]

 

 정의당 장태수 대변인도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대국민 인사 테러라고 했는데 민 의원 탈당을 대국회 민주주의 테러라고 한다면 뭐라고 답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위장 탈당’이라는 초유의 꼼수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검사출신인 조응천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들 보기에 꼼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이상민 의원은 “이렇게 정치해선 안 된다”며 “고민이 있었겠지만 정치를 희화화하고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민주당에 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던 양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다수당이라고 해서 자당(自黨) 국회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원으로 하겠다는 발상에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21일 오전 출근 길에 국회앞에서 만난 야당 국회의원은 '민의원의 탈당후 무소속 신분으로 안건조정위원으로 사보임한 민주당은  자나 깨나 민주주의를 외쳤지만  하루 한순간 민주를 내팽게쳤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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