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영칼럼】포기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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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영칼럼】포기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 장석영 언론인
  • 승인 2020.02.0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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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영 언론인
장석영 언론인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 여인의 미모에 뭇 남성들의 마음이 흔들렸다. 용기 있는 세 명의 남자가 여인에게 청혼했다. 한 명은 이웃나라 왕자였고, 한 명은 부유한 상인이었으며, 또 다른 한 명은 유명한 의사였다. 여인은 누구를 선택할지 고민스러웠다. 세 명 모두 놓치기가 아까운 배필감이었기 때문이었다.

고민은 몇날 며칠이나 계속 되었다. 급기야는 한 달을 넘어 두 달로 이어졌다. 하지만 고민의 결론은 쉽게 나지 않았다. 결국 기다림에 지친 세 명의 남자는 여인을 떠났다. 세 명의 남자가 떠난 사실을 안 여인은 후회했다. 후회는 곧 병이 되었고, 불행하게도 여인은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다. 훗날 여인의 무덤에서 꽃 한 송이가 피었다. 그게 바로 튤립이라고 한다.

...

이 여인이 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 했을까? 바로 포기할 줄 아는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를 얻으면 다른 것들은 놓을 줄 알아야 하는데 모두 다 탐을 냈던 것이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인생이란 탄생과 죽음 사이의 선택"이라고 했다. 인생을 살다보면 선택해야할 순간이 온다. 이 때 현명한 선택이란 무엇일까? 하나를 위해 다른 것은 포기할 줄 아는 마음이다. 포기하는 것이 곧 얻는 것이다.

정치도 마찬가지이다.서울 광화문 태극기 세력을 이끌어온 전광훈 목사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주축이 되어 '자유 통일당'이라는 새 정당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들은 창당 이유를 "자유한국당 만으로는 문재인 주사파 정권을 물리칠 수 없다고 보아서 선명하고 강력한 야당을 창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253개 지역에서 독자후보를 내겠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범 보수 야권 단일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약속에도 불구하고 많은 보수우파 유권자들은 새 정당의 탄생을 우려하는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 같다. 보수우파 유권자들은 " 왜 하필이면 총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기에 창당을 했으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그렇게 못믿을 정도로 나약한 것이냐"면서 "결국은 보수우파의 분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아니냐" 고 걱정한다.

필자 역시 이 우려에 생각을 같이 하는 입장이다. 한국정치사를 보거나 우리 국민들의 쉽게 포기할 줄 모르는 강인하지 못한 심성 등을 보아서 그렇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자유통일당이 4.15 총선의 판을 뒤흔들 태풍의 눈이 될지, 아니면 미미한 봄바람에 불과할지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보수 야당의 분열을 가속화 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전망은 틀림이 없을 것 같다.

자유통일당 때문에 보수 야당이 후보 단일화를 못할 경우엔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에게 압도적 열세와 함께 패배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선거는 전멸 당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보수야당의 난립은 곧 바로 총선패배라는 등식이 성립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만한 일이다. 신당 측의 주장처럼 야권후보 단일화라는 게 그리 쉬운 게 아니다. 때문에 교육감 선거 결과처럼 보수야당은 공멸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다시 말해 보수야권의 대통합이 이뤄지지 않고 단일 후보를 낸다는 것은 한낱 말장난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진행 중인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변신 노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결과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가 주축이 되어 추진해 오고 있는 '범중도. 보수통합신당'의 탄생이 곧 가시화 되는 것 같다. 황 대표는 새 보수통합야당이 창당될 경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불리한 조건에서도 그는 자기희생정신을 발휘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엊그제 열린 '통합신당 창당 준비위원회'에는 자유한국당, 새로운 보수당, 미래를 향한 전진4.0 등 원내 정당과 500곳이 넘는 시민단체가 동참했다고 한다. 그만큼 야권통합이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 문재인 정권을 잉태케 한 것은 우리의 분열 때문이었다. "면서 "이번 총선에서 우리가 또 다시 분열한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것이다"라고 했다. 그렇다. 그거야말로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지금처럼 여러 세력이 한 울타리로 모이면서 100% 만족을 추구할 수는 없다. 앞서 예를 든 것처럼 보수야당들은 양보하고 포기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물론 생각이 조금씩 달라 이 주장에 반대하는 분들도 아직 많을 것이다. 당장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여러 이야기들이 나온다. "유승민 .안철수와 중도 세력까지 포괄하는 대통합 대신 소통합으로 가자는 목소리도 있고, 통합당을 창당해도 '자유한국당'이라는 당명은 절대 바꿔서는 안 된다는 분도 있다고 한다.

황 대표가 당 행사에서 말했듯이 야권통합 때문에 오라고 한 분들 가운데는 마음에 안 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기려면 똘똘 뭉쳐 싸우는 게 맞다. 지금은 시간이 없다.졸속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한다.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통합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싸우더라도 이긴 다음에 싸워야 한다.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일이 우선이다. 좌파 종북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야권은 포기할 줄 아는 용기를 보여주길 당부 한다. 

▶필자. 충남 아산출신. 대전고. 연세대. 서울신문 기자.사회부장,정치부장, 논설위원, 편집국장. 대안언론인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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