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영 칼럼】지금 도대체 뭐하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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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영 칼럼】지금 도대체 뭐하자는 것인가?.
  • 장석영 언론인(서울신문 전기자, 정치부장,논설위원,편집국장.대한언론인협회부회장)
  • 승인 2020.02.2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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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영 언론인(서울신문 전기자, 정치부장,논설위원,편집국장.대한언론인협회부회장)
장석영 언론인(서울신문 전기자, 정치부장,논설위원,편집국장.대한언론인협회부회장)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환자가 하루 만에  크게 늘어 433명이나 된다.

 세 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주말 밤 9시. 갑자기 국무총리가 긴급담화문을 발표했다.

 국민들은 무슨 특단의 대책이라도 내놓는 줄 알고 기대를 했으나 겨우 한다는 소리가 정부를 믿고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라는 것뿐이었다.

신촌 음식점에 들렸을 때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없어서 좀 편하시겠어요"라고 말했던 그에게서 애당초 시원한 말을 들을 것이라고 기대한 게 잘못이었다.

총리가 이러니 장관은 말해 더 무엇 하겠는가. 이날 복지부 장관은 "중국에서 들어온 관광객이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는 있지만, 중국을 다녀온 우리 국민이 감염원으로 작동한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중국인 보다 우리 국민이 더 문제라는 투의 말이다. 아무리 중국 눈치를 본다고 해도 너무 한 게 아닌가. 그는 또 "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모기 잡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은 겨울이라 모기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금이 한가하게 농담이나 할 때인가. 이런 장관은 당장 파면해야 한다.

코로나 감염자는 일요일인 23일에도 발생해 모두 506명으로 늘고 네 번째 사망자도 발생했다. 그러나 이날까지도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관계 장관 모두 방역전문가들이 요구하는 중국인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나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지시나 언급이 없었다. 그렇다면 대통령이나 정부가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는 것인가. 이렇게 환자가 급증하는데도 근본적 대책은 내놓지 않고 방역실패의 책임을 중국인보다 우리 국민이 더 문제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의 복지부 장관 말을 보면 정부가 스스로 중국에서 감염원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 왜 이런 것부터 처리하지 않는가. 그래놓고 어떻게 방역을 하는가. 시중에서 떠도는 말 대로 무슨 정치적 목적이 있어서 방역을 하는 시늉만 하는 것은 아닌가. 그 정치적 목적이라는 게 황당한 이야기이지만 자꾸만 의심이 든다. 왜 일까. 청와대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물론, "시진핑을 불러다 정치 쇼를 하려한다든가, 총선을 연기하려는 작전이다"라는 등 정치권에서 슬슬 흘러나오는 믿기지 않는 말들 때문이다.

국민들은 연일 창궐하는 전염병 때문에 안절부절하는데 대통령은 부인과 함께 아카데미 수상작 '기생충'의 제작진과 배우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짜파구리' 파티를 하면서 '파안대소'하고 있는 사진이 보도됐다. 그 사진을 본 국민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 것 같은가. 정신이 올바른 사람이라면 아마 분통을 터뜨렸을 것이다. 그러면서 누구 염장 지를 일 있느냐고 했을 것이다.

어찌 보면 국위를 선양한 사람들인데 그들을 격려한 일을 두고 시비를 걸자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적절한 때와 장소와 방식이 있는 법이다. 그 날은 국내 우한 코로나 감염자가 100명이 넘어섰고, 첫 사망자가 발생했었다. 대구에서는 하루 동안 50명이 넘는 확진환자가 쏟아져 그 지역 도심은 마치 텅 빈 중국 우한을 방불케 했다. 그런 국가적 비상 상황 속에서 축하 오찬 모습을 본 국민들은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뿐인가. 문 대통령은 그날 밤 중국 시진핑 주석과 30분 이상이나 통화하면서 "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고 했다. 아니 우리 국민이 무엇을 잘못했기에 중국과 전염병도 나눠가져야 하는가.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겠다"고 했단다. 지금 우리 코가 석자나 빠져 있는데 무슨 힘을 보태겠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정상들끼리 이웃나라에 어려움이 생겼을 때 위로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를 위로할 처지인가. 오히려 중국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생명을 잃거나 위협을 받고 있는데 유감을 표해야 마땅한 것이지 저자세가 왠 말인가 말이다.우리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첫째로 코로나 전염병 발원지인 중국 당국에서 초기 방역을 실패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그런데도 우리 정부가 중국에서 유입되는 감염원을 전면 차단하지 않은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이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 웃기는 것은 출입국 관리책임자인 법무장관은 "중국이 자국민의 입국을 제한하지 않은 우리에게 각별한 감사를 했다"며 자랑했다는 것이다. 또 외교부 장관은 " 중국에 우리 의료진을 파견하겠다"고 큰 소리쳤다고 한다. 참으로 한심한 짓들이 아니고 무엇인가. 일부 국가는 벌써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고, 국내는 의료진과 병상이 부족한데다 마스크마저 동이 난 판국에 무얼 원조하고 자시고 한단 말인가.

이 정부는 말도 안 되는 짓만 골라서 하고 있다. 그러나 도대체 뭐 하자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개학과 함께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유학생이 7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정부가 이들에 대해서는 격리조치를 한다면서 중국에서 오는 일반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도 하지 않고 있다. 대학생은 바이러스를 갖고 오고, 일반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인가.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는 없을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130여 개국 에서는 중국방문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시키고 있다. 이어서 대규모 격리병상을 마련 하는 등 환자 폭증에 대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막상 사태가 심각해지니 병상이 모자란다며 우왕좌앙한다. 이 사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정부 말대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생각하지 말고 한 마리 토끼라도 확실하게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당장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경계단계를 '심각' 단계로 격상해 대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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