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금이 여야가 당리당략 버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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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금이 여야가 당리당략 버릴 때다.
  • e세종경제
  • 승인 2022.12.0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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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중앙)주재로 열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 임효진 기자].png
김진표 국회의장(중앙)주재로 열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 임효진 기자].png

 설마설마했지만, 새해 예산안의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가 불발됐다.

지난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정기국회 내 예산안 통과가 무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해 살림살이라는 중요성이나, 국회의 주된 존재가 예산 결산과 새해 예산 심의라는 점을 구태여 꺼내지 않아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여야는 국회의장의 여러 차례의 타협요구에도 끝내 자신의 입장만 고수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종일 내내 새해 예산안과 부수 법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그렇지만 양당 원내대표는 내내 벌어진 틈새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의원 자신들의 세비 인상 등에는 다툼이 없던 여야는 당리당략의 늪에 빠져 새해 예산안 처리에는 상대의 양보만을 고집했다. 

여야는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으로 샅바싸움을 했지만, 결국 표결도 이뤄지지 않았다.

유례없는 경제·안보 위기 상황을 감안한다면, 새해 예산안의 처리가 시급한 게 사실이다.

물론 10일부터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만큼, 여야는 내내 협상을 통한 타결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못한 핵심쟁점은 법인세율 인하 문제였다. 

여권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하자는 데 반해 민주당은 ‘초 부자 감세’라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여권은 법인세 인하를 통해 투자와 고용을 늘려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여권은 새해 예산을 통한 ‘건전재정’을 강조해온 터다.

민주당에서는 법인세 인하로 발생한 기업 여유자금이 실물경제로 흘러 들어간다는 여권의 주장을 동의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MB(이명박) 정부 때 본 것처럼 기업이 재투자에 쓰지 않아 기업유보금만 늘 것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다 법인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의 경우 법인세율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 효과가 재정수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여권이 ‘건전재정’을 강조하면서 감세로 세수를 줄이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대응하고 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법인세 인하를 철회하고 재정 여력을 확보하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여하간 협상 과정에서 여야 간 극한 대치도 참으로 우려스럽다.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왼쪽부터 추경호 경제부총리겸 기재부장관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환 같은당 정책위의장이 내년 예산안에 대해 협상하고 있다[ 사진=임효진 기자].png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왼쪽부터 추경호 경제부총리겸 기재부장관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환 같은당 정책위의장이 내년 예산안에 대해 협상하고 있다[ 사진=임효진 기자].png

여야가 상대를 겨냥해 특정 사업 예산을 ‘윤석열 표 예산’ ‘이재명표 예산’이라고 우기며 증액·삭감으로 대처하는 모양은 개탄스럽다. 

예산안 심사와 처리는 국민 살림살이를 꼼꼼해야 할 판에 정쟁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다.

일각에서는 내후년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득실을 따지는 것이 곤란하다는 비판이 이런 이유다.

 국회 운영의 책임은 여야가 똑같다. 

그러나 협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야당의 이해와 설득 노력을 부족했던 집권여당 잘못이 더 크다. 

또한, 거대 야당인 민주당 역시 자체 수정안을 올려 통과시키겠다고 압박하는 것은 의석수에 기댄 횡포가 아닐 수 없다.

이제라도 여야는 정치 득실을 버리고 협치를 보여야 한다. 국민이 대변자라는 점에서 당리당략과 이해득실을 떠나 오직 나라와 민생을 위해 예산안 처리를 해야 한다. 그게 우리 국회가 삼류 정치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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