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세평】 지금은 트롯이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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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세평】 지금은 트롯이 대세다.
  • 오풍연 언론인(서울신문 전국장. 제1호 법조대기자.오풍연닷컴대표)
  • 승인 2020.04.23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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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언론인(서울신문 전국장. 제1호 법조대기자.오풍연닷컴대표)
오풍연 언론인(서울신문 전국장. 제1호 법조대기자.오풍연닷컴대표)

 

참 문화의 힘은 크다. 목석 같은 나도 바꾸어 놓았다. 내가 저녁마다 노래를 듣고 있다. 트롯이다. 자기 전 몇 곡은 듣고 잔다. 요즘은 전유진과 윤서령, 조명섭이 부른 노래를 가장 많이 듣는다. 유진이는 중학교 2학년, 서령이는 고등학교 2학년, 조명섭은 22살이라고 한다. 기성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보다 훨씬 듣기 좋다. 우선 풋풋하다. 조미료를 치지 않은 노래 같다.

트롯을 정착시킨 1등 주인공은 TV조선이다. 작년 미스트롯으로 빅 히트를 친데 이어 올해 미스터트롯은 말 그대로 대박났다. 임영웅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김희재 장민호 등 결승에 오른 7명은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광고계도 이들이 주름잡고 있다. 무엇보다 친숙하다. 그냥 동네 청년, 조카, 오빠, 동생, 아들 같다고 할까. 동원이는 손주 뻘이다.

나만 트롯에 빠진 것 같지는 않다. 많은 국민들이 트롯에 환호하고 있다. 인기가 그것을 말해준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편하다. 정서상 우리에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아이돌이 부르는 노래는 가사조차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우리말인지, 영어인지 모를 정도다. 그러나 트롯은 귀에 쏙쏙 들어온다.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나도 흥얼거릴 정도이니 말이다.

나를 트롯으로 끌어들인 가수는 정동원이다. 동원이가 부른 ‘보릿고개’를 듣고 소름이 돋았다. 정말 가슴에 와 닿았다. 꼬마가 부른 노래라고는 상상이 안 갔다. 목소리에 한(恨)이 서려 있었다. 바로 한국인의 정서와 맞닿아 있다고 할까. 원곡 가수 진성에 비해 가슴을 더 파고 들었다. 동원이는 노래도 잘 부르지만, 사람을 끄는 힘이 있다.

아내도 동원이에게 푹 빠졌다. 함께 차를 타면 동원이 노래를 들려준다. 모든 노래를 애잔하게 부른다. 부담도 없다. 아내는 동원이의 신곡 ‘여백’을 좋아한다. 나는 여전히 ‘보릿고개’가 가장 좋다. 동원이 노래를 듣다보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아내 왈, “언제 동원이좀 한 번 만나게 해줘”. 비단 아내 뿐이겠는가. 동원이를 포함한 트롯 7인은 이미 대중의 우상이 됐다.

이들 트롯 가수들이 우리 사회에 기여한 바도 크다. 코로나 사태로 힘들어 하는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이들의 노래를 듣고 위안을 삼았다는 사람들이 많다. 가요의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돌 가수들이 부른 노래는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앞으로 트롯이 효자 노릇을 할 지도 모른다. 미국이나 유럽은 몰라도 우리와 정서가 비슷한 아시아 존에서는 통할 가능성이 크다.

트롯을 소재로 한 방송 프로그램도 많이 나왔다. 트롯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뭐니뭐니 해도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나와 얻은 결과다. 트롯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고 할까. 그래야 기존 가수들도 더 분발한다. 이처럼 경쟁은 부수적 효과도 가져온다. 트롯이 지금보다 더 발전하려면 신구의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

나도 트롯 발전에 작은 기여를 하고 싶다. 트롯을 주제로 ‘오풍연 칼럼’을 종종 쓰고 있는 이유다. 트롯의 전성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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