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세평】한국 수출 절벽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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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세평】한국 수출 절벽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 오풍연 언론인(서울신문 전국장. 제1호 법조대기자.오풍연닷컴대표)
  • 승인 2020.05.04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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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언론인(서울신문 전국장. 제1호 법조대기자.오풍연닷컴대표)
오풍연 언론인(서울신문 전국장. 제1호 법조대기자.오풍연닷컴대표)

우리나라의 수출이 어렵다고 한다. 예상됐던 일이긴 하다. 그러나 한국은 수출의존형 국가여서 오래 지속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딱히 대책이 없는 것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 여파가 크다. 전 세계적 현상이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도 1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기업도 마찬가지다. 2분기 역시 좋을 리 없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주요 상장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들의 전망치가 한달 새 2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낸 138곳의 2분기 영업이익(19조9719억원)이 1개월 전 전망치(24조6925억원)보다 19.1%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22조3155억원)과 견주면 10.5% 감소한 수준이다. 이들 상장사의 순이익 전망치(14조5511억원)도 한달 전보다 17.5% 급감했다. 매출액 전망치(318조9131억원)는 8.4% 줄었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은 이익의 80% 이상이 수출에서 나온다. 그런데 실적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여파로 4월 수출이 24.3% 급감한데다 미-중 무역분쟁 재개 가능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무역 흑자도 99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금 어느 것 하나 좋은 조짐이 없다. 이런 때일수록 허리띠를 졸라매고, 노사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다.

자동차도 직격탄을 맞았다. 4월 미국 자동차 판매가 급감했다. 미국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바로미터다. 한국 자동차 업계도 덩달아 나빠졌다. 그나마 현대·기아차의 경우 경쟁 업체보다 판매 감소 폭이 작다는 게 위안이라고 할까.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미국 판매량 집계를 종합한 결과, 현대자동차그룹은 4월 미국 시장 판매가 38.7%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늦게 셧다운(이동 제한 및 생산 중단)에 들어간 미국 실물 경제의 타격이 본격화 됐다.

3월 판매량에서 비교적 타격이 작았던 현대차그룹도 판매 절벽을 맞았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7%, 기아자동차가 38.3%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의 고급 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49.8%나 판매가 줄었다. 지난달에는 현대차(-11.3%), 기아차(+1.0%) 등으로 비교적 선전했다. 이에 반해 미국 최대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판매량이 46.7%나 빠졌고,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각각 46.9% 판매가 줄었다.

삼성전자의 최상급 제품인 갤럭시S20도 미국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었다. 지난달 6일 공식 출시 후 단 한 주도 20만 대 이상 판매된 적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5G(세대) 스마트폰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낮은 수요가 S20의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도 판매 부진의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보다 앞서 출시된 갤럭시S9과 S10은 출시 후 2주차에 각각 50만대, 40만대 각각 팔렸었다. 국내 간판 기업인 삼성과 현대도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다른 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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