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전두환 부인,  "남편을 대신해 재임 중 고통받은 분들께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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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전두환 부인,  "남편을 대신해 재임 중 고통받은 분들께 사죄"
  • 임효진 기자
  • 승인 2021.11.27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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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인식이 진행된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운구차로 옮겨진 전 씨 시신을 향해 부인 이순자 씨와 유족이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인식이 진행된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운구차로 옮겨진 전 씨 시신을 향해 부인 이순자 씨와 유족이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씨가 27일 "오늘 장례식을 마치면서 가족을 대신해 남편(전두환)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 전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유혈진압등  군부독재시대로 인한 적잖은 피해를 남겼으나, 끝내 진상규명은 물론 피해자들에게 사과없이 역사속에 묻힌 데 대한 가족의  첫 입장표명이어서 주목된다. 

이씨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발인식에서 유족 대표로 나와 "돌이켜보니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나고 저희는 참 많은 일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씀하시곤 했다"며 이처럼 밝혔다.

전 전대통령 타계이후  이씨등 유족들에게 5·18 민주화운동 등에 대한 입장에 대해 물었으나 묵묵부답으로 였다가, 이날 시신 화장 직전에 이르러서야 고개를 숙였다.

생전에 전씨는 1988년 11월 백담사로 떠나기 전 5·18에 대해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고, 2013년 9월에도 아들 재국 씨가 미납 추징금 납부계획서를 내러 검찰에 출석하며 "사죄드린다"고 말했었다.

이씨는 그러나 어떤 내용에 사과하는지 구체적으로 측정하지 않았으며, 범위를 '재임 중'이라고 특정지었다.

 전 전 대통의  1980년 9월 1일 대통령으로 취임했던 만큼 그 이전에 발생한 5·18은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씨 측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사를 보니 5·18 단체들이 사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는데, (이씨가) 5·18 관련해 말씀하신 게 아니다"라며 "분명히 재임 중이라고 말하지 않았나"라고 설명했다.

민 전 비서관은 "재임 중에도 경찰 고문으로 죽은 학생들도 있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민 전 비서관은 이씨의 입장문과 관련 "이씨가 사과문을 직접 작성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씨가 미리 종이에 써온 추도사를 3분 15초가량 읽던 도중 사죄의 뜻을 밝힌 부분은 15초에 불과했다. 

이씨는 "남편은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기억 장애와 인지 장애로 고생하던 중 금년 8월에는 다발성 골수종이라는 암 선고까지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힘겹게 투병 생활을 인내하고 계시던 11월 23일 아침 제 부축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니 갑자기 쓰러져 저의 품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셨다"고 회고했다.

그는 "6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부부로서 함께 했던 남편을 떠나보내는 참담하고 비참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으,나, 고통 없이 편안한 모습으로 이 세상과 하직하게 된 것은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인식이 진행된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운구차량이 나오고 있다. [사진=방송켑처]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인식이 진행된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운구차량이 나오고 있다. [사진=방송켑처]

이씨는 "남편은 평소 자신이 사망하면 장례를 간소히 하고 무덤도 만들지 말라고 하셨다"며 "또 화장해서 북녘 땅이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고도 하셨다"고 유언을 전했다.

이씨 "갑자기 닥친 일이라 경황이 없던 중 여러분의 격려와 도움에 힘입어 장례를 무사히 치르게 됐다"며 "이제 남은 절차에 대해서는 우선 정신을 가다듬은 후 장성한 자녀들과 충분한 의견을 나눠 남편의 유지를 정확하게 받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씨는 "장례 기간 동안 경황이 없어 조문오신 분들께 미처 예를 다하지 못했다.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기 바란다"며 "그리고 장례식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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