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호 변호사칼럼】행복을 말했던 한해 칼럼...갑진년도 행복하시길
상태바
【조근호 변호사칼럼】행복을 말했던 한해 칼럼...갑진년도 행복하시길
  • 조근호 고문 변호사(전 대전지검장.전 부산고검장,전 법무연수원장. 행복마루 대표변호사)
  • 승인 2023.12.27 0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중매 [ 사진= 본지 충남 서천 독자제공].png
설중매 [ 사진= 본지 충남 서천 독자제공].png

이번 주가 금년의 마지막 주입니다. 2023년도 <본지>에 실었던 칼럼에 어떤 내용들이 있었는지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2023년 칼럼에는 행복에 관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행복은 제가 늘 관심이 있는 주제입니다. 금년에는 행복 공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제 생각이 정리되었습니다.

 도움을 준 책은 <행복의 해답, Engineering Happiness>입니다.

이에 관한 칼럼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하버드대 '탈 벤 샤하르' 교수는 ‘행복은 즐거움과 의미의 교차로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행복의 해답> 저자도 같은 입장입니다. 행복한 삶에는 <재미있는 삶>과 <의미 있는 삶>이 있다는 것입니다."

"<의미> 있는 삶을 위한 행복 전략은 무엇일까요? 하루하루의 삶을 땅에 흘려버리는 물이 아니라 양동이에 채워지는 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즉 삶을 <누적, accumulation>이라고 인식하는 것입니다."

행복의 적은 <비교>이고, 저는 비교를 <악마의 속삭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부러움(envy)은 사물을 그 자체로 보지 않고 비교로 볼 때 나타난다. 당신이 영광을 원하면 나폴레옹이 부러울 것이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시저를 부러워했고, 시저는 알렉산더를 부러워했다. 아마도 알렉산더는 실존하지 않았던 헤라클레스를 부러워했을 것이다."

그러면 부러움을 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존경입니다.

"우리는 흔히 농담으로 <타인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반대로 <타인의 행복은 나의 불행>이 되고 맙니다. 이 굴레에서 벗어나는 길은 <타인의 행복을 더불어 기뻐해 주는 것>입니다."

2023년 읽은 책 중에 최고는 스웨덴 승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가 쓴 <I MAY BE WRONG(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입니다.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이 주문을 마음 속으로 세 번만 반복하세요. 여러분의 근심은 여름날 아침 풀밭에 맺힌 이슬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그 주문이 뭔지 궁금하시죠?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입니다.”

칼럼들은 계절의 변화에 민감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 젊었을 때는 계절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삽니다. 그러나 계절은 언제나 자신의 흔적을 뿌리며 지나갑니다.

그러나 그 흔적을 따라다녔습니다.

"이제 봄 머리에 섰습니다. 봄 머리란 ‘봄이 시작될 무렵’이라는 순우리말입니다. '봄은 계획과 프로젝트의 시간입니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 나오는 명대사입니다."

봄이 지나니 여름이 왔습니다. 금년은 폭염이 극성을 부렸습니다.

"조선의 시인 이광의(李匡誼)는 <고열(苦熱)>이라는 시에서 "지리한 비 개고 나서 상쾌하더니/ 끓는 더위 비 생각 다시 나누나/ 시원하고 상쾌함 마음에 있고/ 비 내리고 날 갬에 상관 있으랴"라고 읊었습니다."

"가을 초입에는 '낙엽이 쌓이는 날'이 몇 날 며칠 계속됩니다. 그러다 가을바람이 휑하니 불면 '낙엽이 흩어진 날'을 맞습니다. 그런 날이 이어지면 가을을 더 깊어지고 '낙엽이 사라진 날'과 마주치게 됩니다."

이제 낙엽이 다 사라지고 함박눈의 계절이 되었습니다.

1년을 살다보면 더러 좋은 곳을 찾기도 합니다.

 2023년에 가본 곳 중에 최고는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인 겐로쿠엔(兼六園)입니다. 

6가지를 다 가진 정원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6가지를 다 가진 겸육인(兼六人)이라는 개념을 생각하였습니다.

"겸육인의 6번째 경지는 <조망 眺望>입니다. 눈 앞 화려함에 현혹되어 살면 인생을 멀리 보지 못합니다. 하루하루에 매몰되면 한 달이 가고 한 해가 갑니다. 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생각해 보는 시간, 바로 조망의 시간입니다. 명상, 사색, 산책 등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7월 한창 더울 때 아버님을 이장하면서 운명을 생각해 보게 되어, 운명을 바꾸려면 적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책 <요범사훈>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저를 섬뜩하게 한 구절은 이것입니다.

조근호 본지 고문변호사[ 검사. 대전지검 검사장. 부산고검장. 법무연수원장. 행복마루 대표변호사].png
조근호 본지 고문변호사[ 검사. 대전지검 검사장. 부산고검장. 법무연수원장. 행복마루 대표변호사].png

“천하에 총명하고 준수한 사람이 적지 않지만, 공덕을 높이 쌓고 수양을 깊이 닦지 못하는 까닭은, 단지 ‘인순(因循: 타성에 젖어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고 기존 관행을 답습함)’이라는 두 글자로 말미암아 한평생을 허송세월하기 때문이다.”

폭우로 인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보고 다시 한번 운명을 생각했습니다. 로마 귀족 보에티우스가 쓴 <철학의 위안>에서 월요편지 제목을 따왔습니다. <인생의 발판이 무너질 때 어찌해야 하나요>

"'지난날 나를 행복하다고 불렀던 친구들이여! 나의 몰락은 나의 발판이 얼마나 확고하지 못하였는지 말해 주고 있지 않은가?' 보에티우스의 탄식입니다. 보에티우스는 운명의 속성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너를 슬픔과 절망의 수렁 속에 던져 넣은 것은 무엇인가? 운명의 여신이 너를 배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변하는 것이야말로 운명의 정상적인 행위이며 그녀의 참된 본성이다.'"

저는 운명론에 갇혀 있지 않고 또 무엇인가를 하려고 노력해였습니다. 그중 하나가 일본에서 시도한 오른쪽 운전석 운전입니다.

"일본에서 렌터카를 빌려 여행할 자신이 생겼습니다. 살면서 또 얼마나 많은 것들을 새로 배워야 할까요? 그때마다 이번 경험을 떠올리며 도전에 주저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책 제목처럼 저는 또 시도할 것입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9월 30일 골프 홀인원을 하였습니다.

"홀인원을 하고 나니 지난 몇 개월이 화이트로 지운 듯이 사라지고 제 인생이 깨끗하게 새출발하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홀인원은 지난 몇 개월의 인생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홀인원은 지난 몇 개월을 삼켜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경험도 석 달이 지나니 먼 옛날얘기처럼 들립니다.

1년을 살면 여러 가지 일들이 생기고 그에 따라 본지 칼럼도 이런저런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다시 읽어 보니 행복에 관한 글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역설적으로 이야기하면 저의 2023년은 행복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행복에 집착한 것 같습니다.

갑진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조근호= 충남서천출신. 대일고. 서울대법대. 검사.청와대파견검사.대전지검 검사장. 부산고검장.법무연수원장 법무법인 행복마루 대표변호사. 본지 고문변호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