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용쓴소리칼럼】'네 탓'만 있고, '내 탓'없는 여야 원내 교섭단체 연설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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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쓴소리칼럼】'네 탓'만 있고, '내 탓'없는 여야 원내 교섭단체 연설 유감
  • 신수용 대기자(대전일보 전 대표이사.발행인)
  • 승인 2022.07.2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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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5년 중국 베이징을 방문,사장단회의에 이어 베이징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 정치가 초일류기업 발목 잡는 나라'라고 발언, 큰 파장이 일었다[사진=네이버블로그 keapark켑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5년 중국 베이징을 방문,사장단회의에 이어 베이징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 정치가 초일류기업 발목 잡는 나라'라고 발언, 큰 파장이 일었다[사진=네이버블로그 keapark켑처]

지난 1995년, 당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이 새삼 실감 나는 정치 계절이다.

이 회장이 중국 베이징 방문했을 때 한국 베이징  특파원 간담회에서 거침없이 우리의 구태 정치를 나무랐다.

그는 “우리 정치인은 4류, 관료행정은 3류, 기업은 2류 수준”으로 평가했다.

그러더니 “2류였던 기업은 세계 일류가 됐는데 정치와 행정은 여전히 3류, 4류에 머물러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도  혹평했다.

당시 집권층인  YS(김영삼)문민정부는 물론 여당인 민자당(후에 신한국당), 야당인 평민당은  정치폄훼라며  씩씩거렸다.

여기에  YS에게 팽당한뒤  그해 6.27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무대에 막 등장한 자민련까지도 '이건희 막말'로 공격을 퍼부었다.

일부 신문, 방송, 뉴스통신들도 이 회장의  공격대열에 섰다.

옳은 지적을 해놓고도 코너에 몰린 이 회장은 공항귀국장에서  유감표명으로 사과를 해야했다.

그런 뒤, 그는 회사에 돌아가 선친(고 이병철 전회장)의 유언을 소개했다.

그는 "우리 아버지가 제게 마직막 남긴 유언이 무엇인 줄 아느냐. 딱 두 자, '경청( 傾聽)'이었다.  쓴 소리일수록 귀를 기울이라는 말씀이었다"고 했다.   

  이건희 회장이 별세했으나, 그가  '정치 4류 발언'은 무려 27년 전이니, 30년이 다 되어 간다.  

30년 전보다 기업은 초일류 기업으로, 경제규모는 4배이상이 커졌고, 경쟁력을 갖췄다.

그렇다면 4류 저질 정치로 평가받고 펄쩍  뛰던 우리의  정치는, 지금 1류가 됐을까. 

지난 3.9 대선을 통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지만, 권력을 쥔 여권 인사들은 오직 전임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기 바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본지DB]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본지DB]

물론 전임 정권의  정책중에 몰고온 패착( 敗着)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또 잘못된 정책 방향으로 국민이 겪는 어려움 또한 한 두개가 아니다.

그렇다고 미래를 지향한다는 윤 정부가 언제까지 전임 정권의 실정과 책임을 붙들고 탓만 할 건 가.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같은 나라는  전임 정부의 잘 된 정책은 정파를 떠나 그대로 계승한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  6.1 지방선거에서 뽑힌 지자체들은 한술 더뜬다.

충청권 몇몇 광역지자체장들을 보라. 걸핏하면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전임 단체장을 깎아 내리기 바쁘다.      

전.현직 단체장 간에  해당 주민의 더 좋은 삶을 위한 정책을 논의는 없다. 반대로 전임 책임자의 정책과 인사 난맥상을 운운하며 좌천하기 일쑤다.
 
그러니 온통 '네 탓'만 있지,  '우리의 탓'이라  '내 탓'은 찾기 힘들다.

중앙과 지방이 이런  마당에 국회는 어떨까.

지난 20일 50여일 만에 하반기 첫 임시국회   본회의가  열렸다. 

공교롭게도 그날은  50여일간 놀고 먹은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1인당 1200여만 원의 세비(월급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음)를 받는 날이다.

  민생 위기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겨우 잡힌 국회 일정이라 국민의  이목은 국회에 쫄렸다.

첫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원내 교섭단체 연설을 했다. 50여일 전만해도 여당 원내대표였지만 그 새 야당 원내대표로 180도 바뀐 모습이다.

그는 대통령실에 검찰 출신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비선 논란이 이는 등 인사 문제도 강하게 규탄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대기업과 부자들은 챙기면서 정작 어려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서민들의 고통은 외면하고 있다"고 경제난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는 다급한 비상 상황이고 민생은 깊은 위기 속에 놓였는데 정작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대선 이후 인수위 두 달 동안 허송세월만 했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강행하느라 정작 챙겨야 할 경제와 민생은 뒷전이었다"며 "대선 이후 넉 달, 취임 후 두 달이 지난 이달 초에야 대통령은 비상경제민생대책회의를 주재했다"고 짚었다.

눈에 띄는 것은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 등 윤석열 정부의 초기 실정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경고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야당으로서 당연히 제기해야 하는 문제라고 본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회 과반을 훨씬 웃도는 169석의 원내 제1당이다.

때문에 민생의 어려움과 경제난이  윤석열 정부들어 더 깊어 지고 있다고  '네 탓'에만 과도하게  집중한 느낌이다.

여권에서는, 특히 윤 대통령까지 박 원내대표의  연설을  하찮은  발언 정도로 인식했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한 내탓이 없었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에 질세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다음날 네탓에 열을 올렸다. 국정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하는 집권당 원내대표는 기대되는 책임있는 모습이 없었다.

정도의 차이일 뿐 연설의 대부분을 ‘남 탓’으로 채웠다. 국회의 기본소임도 못하며 ‘적대적’ 대치만 거듭하는 거대 여야의 모습에 국민들 한숨이 깊어갈 뿐이다.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무려 16번이나 언급했다. 기가막힌 것은 집권당 책임자로서  민생 위기극복보다 문제의 근원을 문재인 정권 탓으로 돌렸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며 지금의 여러 위기 상황이 문 정부의 ‘유산’이라고 했다.  

신수용 대기자[대전일보 전 대표이사. 발행인]
신수용 대기자[대전일보 전 대표이사. 발행인]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 부동산 정책, 임대차 3법 등 “국민을 갈라치는 분열적 정책이 바로 민생 고통의 주범”이라고 지목했다.

전 정권과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지만 지나쳤다는 평가가 야당의원들이 지적하고 있다. 

남의 탓에 앞서 위기 상황을 풀어야할  해법제시가  더 먼저였는데도  마치 '네탓'으로 들렸다.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30% 초반대라는 우려속에 여권이 내놓은 민생 대책은 큰 공담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유류세 인하폭 확대나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원리금 상환 일정 조정 등은 기대 효과가 미미하다. 그중에  일부는  이미 발표된 내용을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

 공시지가 재조정, 분양가 상한제 재검토 등 부동산 대책역시 비슷하다. 

이렇게 여야가 네 탓 타령만 할 때, 국민들은 역시 '4류정치'를 동감하는 이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내탓', '우리 탓'이  없고  '네탓 타령'으로 54일간이나 개점 휴업한 그들을 향해,  "다음 국회의원 선거는  언제지?"를 묻는  국민들의 자조는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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