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호 일상칼럼】HM 장학퀴즈를 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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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근호 일상칼럼】HM 장학퀴즈를 열면 어떨까요?
  • 조근호변호사( 대전지검 전 검사장.부산고검 전고검장.법무연수원장.법무법인 행복마루대표)
  • 승인 2020.09.03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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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근호변호사( 대전지검 전 검사장.부산고검 전고검장.법무연수원장.법무법인 행복마루대표)
조근호변호사( 대전지검 전 검사장.부산고검 전고검장.법무연수원장.법무법인 행복마루대표)

"HM company로 사명을 변경한 기념으로 퀴즈대회를 개최하면 어떨까요." 직원들이 건의를 하였습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퀴즈대회라니 약간은 엉뚱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승낙을 하였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MBC TV에 장학퀴즈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1973년 2월 첫 방송을 하였고 저는 1974년 고등학교에 입학하였으니 고등학교 삼 년을 장학퀴즈와 함께 보낸 셈입니다. 저도 장학퀴즈에 출연해 보기 위해 알아보았다가 공부 분량이 너무 많아 포기한 기억이 있습니다.

장학퀴즈는 선경합섬이 후원을 하였습니다. 지금의 SK케미칼입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선경합섬은 1969년 설립되었습니다. 그러니 설립 4년 차에 회사 홍보를 위해 장학퀴즈를 후원하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 선경합섬에서는 스마트라는 교복 원단을 만들어서 학생들과 인연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저의 기억에 선경합섬은 좋은 회사라는 등식이 각인되었던 것은 장학퀴즈 때문입니다.

그 등식은 훗날 힘을 발휘합니다. 1981년 2월 대학교를 졸업하고 5월 사법시험을 보았습니다. 사법시험 결과 발표까지는 3개월이 남았습니다. 합격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취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 마침 선경합섬의 모그룹인 SK 그룹에서 신입사원 모집이 있었습니다. 장학퀴즈를 후원한 기업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저는 고민하지 않고 응시를 하였고 합격하였습니다. 그룹사 중에서도 공교롭게 선경합섬으로 배정이 되었습니다.

결국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회사를 실제로 근무하지는 못했지만 선경합섬 합격자 신분은 가진 셈입니다. 고교 시절 퀴즈 프로그램이 취업할 회사를 선택할 때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직원들이 HM company 주최의 퀴즈 프로그램을 제안하였을 때 이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퀴즈 프로그램 명칭은 <HM CTF 2020>으로 정했습니다. CTF는 Capture The Flag의 약칭입니다. 원래는 보안 분야에서 서로의 시스템을 해킹하여 점수를 얻고 뺏기는 경쟁을 의미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으로 문제를 내고 동시에 푸는 대회 방식을 통틀어 CTF라고 합니다.

처음 개최하는 대회이니 만큼 과연 몇 팀이 참가할까 걱정되었습니다. 혹시 몇 팀만 참여하여 무산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기도 하였습니다. 3인 1팀으로 구성하여 신청하도록 하였습니다.

준비팀은 20팀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여 그 정도를 감당할 서버를 준비하였습니다. 그런데 신청이 너무 많아 서버를 긴급히 옮기고 대회 전날까지 모든 신청을 다 받아주도록 방침을 변경하였습니다.

대회 전날인 7월 3일까지 신청한 팀은 모두 44개 팀이었습니다. 첫 대회치고는 대성황이었습니다. 직원들이 고생하여 만든 문제로 7월 4일 드디어 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날 대회는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6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44개 팀은 국가기관, 금융기관, 법무법인, 회계법인, 보안업체, 기업 감사실, 개인, 대학생 등 다양한 참가자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기업에서 디지털포렌식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 수 있도록 실무 위주로 출제하였습니다. 디지털포렌식 대회답게 각 팀의 실시간 점수가 게시판에 공개되어 박진감이 넘쳤습니다.


지난 7월 14일 대회 결과에 따라 1위 팀부터 3위 팀까지 총 9명을 회사로 초청하여 시상식을 열고 함께 식사도 하였습니다. 1위를 차지한 팀은 팀명이 "1등"이었습니다. 이름의 기운이 1위를 하게 도운 것 아닐까요.

저는 점심을 하며 같은 테이블에 있는 수상자에게 장학퀴즈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HM CTF>가 디지털 포렌식을 전공하는 대학생 사이에서 장학퀴즈 같은 역할을 하였으면 한다는 속내를 내비쳤습니다.

참가자들은 문제 수준이나 대회 운영 모두 기존의 CTF보다 결코 못하지 않다며 내년에도 모두 참가하겠다고 덕담을 해주었습니다. 내년에 2회 대회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1973년 장학퀴즈를 처음 접한 지 8년 후 장학퀴즈를 후원한 선경합섬에 합격하였습니다. 장학퀴즈 프로그램을 알지 못하였더라면 SK 그룹에 원서 낼 생각을 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혹시 모르지요. 디지털포렌식을 전공한 대학교 졸업생이 HM CTF 때문에 HM company에 입사원서를 낼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HM CTF를 디지털 포렌식 분야의 장학퀴즈로 키워야겠다는 다짐을 스스로에게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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