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백경 (1)】깊어가는 만추...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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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백경 (1)】깊어가는 만추...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을 걷다
  • 설산
  • 승인 2020.11.17 2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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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 숲길[사진=충청남도제공.설산]
충남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 숲길[사진=충청남도제공.설산]

세상은 이리저리 복잡하여도 또 한 번의 가을이 가려고 한다. 때가 때이니만큼 장거리 여행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어 내가 거주하는 곳과 가깝고 근래 들어 단풍명소로 소문이 자자한 늦단풍을 볼 수 있는 독립기념관으로 간다.
 
아침 이른 시간임에도 독립기념관 가까이 있는 고속도로 출구에는 긴 행렬을 이루며 차들이 늘어서 있고, 넓은 독립기념관 주차장에도 속속 들어오는 차들이 빈자리를 채워가고 있다. '겨레의집' 뒤로 보이는 파란 하늘 아래 흑성산 정상부의 나무들은 불과 얼마 전까지 무성했을 잎들이 다 떨구고 영락없는 겨울나무의 모습을 하고 있다. 겨울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입동을 보낸 나무들은 이제 그리 머지않은 날에 마지막 잎을 떨구고 긴 겨울의 고요 속에 묻히게 될 것이다.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는 단풍나무숲길의 한적함을 놓치고 싶지 않아 서둘렀지만, 단풍명소로 알려진 이 길 위에도 상수(上手)는 있어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오고 간다. 이 '단풍나무숲길은 1995년부터 독립기념관 3.2㎞의 둘레길에 1천200여 그루의 단풍나무를 심어 조성한 것이라 하는데, 세월이 흘러 단풍나무가 자라 숲을 이루자 단풍명소로 알려지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

충남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탑[사진=충청남도제공.설산]
충남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탑[사진=충청남도제공.설산]

고운 옷 갈아입은 햇살에 비친 노랗고 빨간 단풍이 화사하다. 이런 나무 아래에는 어김없이 사진기를 든 사람들이 모여 있고 남녀노소 누구든 단풍만큼 밝고 환한 웃음을 터트리며 사진을 남기기 위해 번갈아 아름다운 배경 앞에 선다. 그들의 마스크 속에 감춰진 미소는 눈이 대신한다.

이곳의 단풍나무는 주로 아기단풍으로 다른 수종의 단풍나무보다 조금 늦게 단풍이 들기 시작하여 입동을 지난 아직까지 곱게 남아 있다. 이 단풍나무숲길 일부 구간에는 언제 고운 옷 갈아입고 먼 길을 가려는지 아직도 초록빛 성성한 나무들도 있고, 무서리에 잎을 화사하게 피워보지도 못하고 녹아내린 단풍나무들도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사람들이 늘어나는 단풍나무숲길을 한 바퀴 돌아 내려와 찾은 겨레의집 옆 정원에는 어느새 잎은 다 떨어지고 피처럼 붉은 열매만 남긴 백당나무와 몇 개 남지 않은 열매를 매달고 있는 모과나무와 주황색 대봉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감나무가 늦가을 뜨락을 지키고 있다.

충남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사진=충청남도제공.설산]
충남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사진=충청남도제공.설산]

이 겨레의집을 보니 이제는 모두 지나가 버려 옛이야기가 되어버린 일들이 떠오른다. 이십여 년 전,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개방교정시설에서 사회로 돌아가야 하는 교육생들의 사회적응훈련을 담당하던 나는 7년간 매월 한 차례씩 교육생들을 데리고 이곳을 방문해야만 했다. 고난의 세월 속에서도 선열들이 지켜온 나라사랑의 마음을 익혀 세상으로 나가 자신을 지키고 바르게 살아가기를 바라면서 독립기념관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했었기 때문이다.
 

충남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 숲길[사진=충청남도제공.설산]
충남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 숲길[사진=충청남도제공.설산]
충남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 숲길[사진=충청남도제공.설산]
충남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 숲길[사진=충청남도제공.설산]
충남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 숲길[사진=충청남도제공.설산]
충남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 숲길[사진=충청남도제공.설산]

그 당시에는 아무래도 특별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다 보니 이것저것 신경써야 할 것이 많아 눈에 들어오지 않던 것들이 이렇게 사진기를 들고 설렁설렁 다니다 보니 새롭게 눈에 들어온다. 그때 무수히 봤던 익숙한 것들도 이제는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충남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 숲길에서 발견한 백당나무열매 [사진=충청남도제공.설산]
충남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 숲길에서 발견한 백당나무열매 [사진=충청남도제공.설산]

단풍나무숲길의 단풍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독립기념관의 홈페이지를 본 나들이객들이 오늘을 단풍 절정의 날로 잡았는지 겨레의탑 너른 출입구에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본 도로 위에도 몰려드는 차들이 끝없는 정체를 이루고 있다. 
   
많은 걱정과 근심 속에서도 가을은 우리에게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던 풍경들을 선사해 주고 이제 겨울에 자리를 내어 주고 조용히 사라져 간다. 훗날 ’2020년 가을은 바이러스가 창궐했다‘라고 기록될지라도 가는 가을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독립기념관 
-소재: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독립기념관로 1 
-문의: 041-560-0114 
-관람: 하절기(3월~10월) 09:30~18:00(입장 17:00까지) , 동절기(11월~2월) 09:30~17:00(입장 16:00까지) 

***위 기사는 충청남도에서 제공한 자료를 그대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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