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  은행들이 작년 8월 이후 약 10개월 동안 연 소득 범위에서 묶어 뒀던 신용대출 한도가 다음달 1일부터  풀린다.

이에따라 자신의 연소득(연봉)보다 낮게 받았던 신용대출이 이처럼 연봉이상의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게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도 현행 신용대출의 `연봉 이내` 한도 규제가 다음 달 풀릴 것에 대비해 관련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실행 준비에 들어갔다.

이는  작년 12월 금융위원회가 신용대출 연 소득 이내 취급 제한 규정을 금융행정지도로서 `가계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기준`에 명시하고 효력 기한을 올 6월 30일로 뒀다. 

때문에 은행들은 작년 8월 이후 약 10개월 동안 신용대출을 연 소득 범위내에서 규제했다.

 규제 이전 신용대출 한도와 비교하면 사실상 2분의 1, 3분의 1로 축소된 것이다.

이 규정은 오는 6월 말 이후 연장 적용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다음 달부터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만 충족한다면 은행권에서 다시 연봉 이상의 신용대출을 기대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들도 이날 "현행 연봉 이내 한도 규제가 경직적이라는 불만에다, 금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연봉이하로 한도를 제한해 제도불신이 많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폐지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 관계자들은 "규정 일몰 이후 연봉 이상의 신용대출을 취급하려면 예전 사용하던 시스템 등을 부활시켜야 한다"라면서 "다음달  1일 자로 바로 제한을 풀 수 있도록 이미 내부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신용대출 규제가 사라지면, 무엇보다 전세 관련 대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왜냐면 오는 7월 말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 2년을 맞기 때문이다.

임대차법에 따라 임차인은 전세 계약 기간을 2년 연장할 수 있고,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인상률도 5% 이내로 묶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계약갱신청구권은 한 번만 쓸 수 있어서 지난  2020년 8월 이후 청구권을 이미 행사한 전세 세입자는 올해 8월부터 다시 계약하려면 시세에 맞춰 보증금을 올려줘야 할 처지다.

따라서 이미 전세자금 대출을 최대한도인 5억원까지 꽉 채운 세입자의 경우 오른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려면 신용대출에 기댈 수밖에 없고, 신용대출 한도가 연봉 이상으로 늘어나면 그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된다.

올해 들어 시중은행들은 마이너스 통장 최대 5천만원 한도, 임차보증금 증액분만 잔금일 이전 전세 대출 허용, 비대면 대출 취급 축소 등의 규제를 대부분 없앴고, 가계대출 급증을 막는다며 올렸던 대출금리도 일제히 내렸다. 마지막으로 연봉 이내 신용대출 한도 규제까지 사라지면 비로소 은행권의 대출 환경이 작년 초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셈이다.

그러나 만 은행들의 잇따른 대출 규제 완화가 가계대출의 불씨를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않다.

하지만  7월부터 총대출액이 1억원만 넘어도 차주(대출자)별 `DSR 40%` 규제가 적용되고, 부동산·주식·가상화폐 등 자산시장도 여전히 부진한 만큼 대출 규제가 대부분 풀린다고 해도 대출이 생각만큼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