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옥칼럼】 서거 13주기 故 김대중 대통령 영전에서 추도사를 다시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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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옥칼럼】 서거 13주기 故 김대중 대통령 영전에서 추도사를 다시 읽다
  •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 4선국회의원등
  • 승인 2022.08.1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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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2월 8일. 미국에서 ‘강제 망명’ 생활을 하던 DJ(맨왼쪽)가 2·12총선을 나흘 앞두고 귀국하자 김포공항 일대는 환영 인파로 메워졌다. dj를 호위하는 민한당 한광옥 의원(오른쪽에서 두 번째) 왼쪽 두번 째 박광태 전 국회의원.
1985년 2월 8일. 미국에서 ‘강제 망명’ 생활을 하던 DJ(맨왼쪽)가 2·12총선을 나흘 앞두고 귀국하자 김포공항 일대는 환영 인파로 메워졌다. dj를 호위하는 민한당 한광옥 의원(오른쪽에서 두 번째) 왼쪽 두번 째 박광태 전 국회의원.

연부역강(年富力强)한 저희는 하루도 쉬지 않겠습니다!
참으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애통하고 가슴 아픈 일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어려울 때 국민 마음의 의지가 돼 주셨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힘과 지혜를 주셨던 국가의 큰 어른이셨습니다.
암울했던 1982년 10월, 저는 초선의원으로 국회 대정부 질문을 통해 '김대중 선생 석방과 광주 문제 해결'을 요구했었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저를 민주화추진협의회 대변인으로 천거해 주셨고, 이후 30여 년 동안 당신을 모시고 고난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평생을 세계평화와 조국 통일, 그리고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헌신하신 당신께서 이루신 업적은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헌정사 최초로 평화적ㆍ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셨고 남북 화해 협력 시대를 열었습니다. 
민주주의 정착과 인권 신장, 그리고 외교 지평 확대로 국가 위상을 높였습니다. 제2의 국난이었던 IMF 경제난국을 극복하고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체질을 선진화시켰습니다. 지식 정보화 사회, 생산적 복지 등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 우리나라가 지식정보 강국, 선진 복지국가로 가는 초석을 마련하셨습니다.
인권 향상을 위한 당신의 의지, 사회적 약자를 향한 당신의 애정은 옆에서 모시던 사람들의 옷깃을 여미게 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여성부를 설립했으며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확충, 영유아와 아동 그리고 청소년 보호ㆍ육성, 노인복지향상 등 사회 구석구석에 소외된 사람들이 없게 하도록 당신이 기울인 그 정성은 후학들인 저희가 가슴에 담고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2000년 6월 당신께서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 6ㆍ15 남북공동선언에 합의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와 화해ㆍ협력 그리고 통일을 위한 기념비적 이정표를 마련하셨습니다. 이 같은 업적에 전 세계인들은 노벨평화상으로 보답했습니다.
당신께서는 참으로 따뜻하고 인정이 많으신 분이셨습니다. 아랫사람에게도 절대 하대(下待)하지 않고 존댓말을 쓰시며 인간에 대한 존엄을 몸소 실천하셨습니다. 왼손이 하신 일을 오른손이 모르도록,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말없이 도와주셨습니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매우 엄격하셨습니다. '행동하지 않는 지성은 악의 편'이라는 좌우명처럼 당신은 엄혹한 탄압과 숱한 모함 속에서도 소신과 원칙을 지켜온 인동초, 바로 그 모습이셨습니다. 또한 "움직이지 않으면 생존하는 것이 아니며 삶의 의미가 없다."라며 노력을 멈추지 않으시고 항상 미래를 향하셨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우리는 더 이상 슬퍼하고 있지만은 않겠습니다. 당신께서 생전에 못다 이루신 조국 통일, 민주주의, 서민경제를 위해 모두가 힘을 합치겠습니다.
당신께선 생전에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연부역강(年富力强)하니 하루도 쉬지 말고 뒷일을 잘해주시기를 바란다."라고….
그 간곡하신 유훈(遺訓)을 받들어 젊고 패기 있는 우리는 오늘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노력해 생전에 못다 이루신 과업을 이루어내겠습니다. 당신께서 그토록 우리 국민을 염려하시고, 사랑하셨듯이 국민 모두도 대통령님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우리 국민은 대통령님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생전에 못다 이루신 과업은 저희에게 맡기시고 부디 영면하소서!

한광옥 (전 대통령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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