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아직도 정신을 덜 차렸다.
참혹한 야당생활로 환골탈태해 새로운 정치문화를 기대했지만, 전혀 아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전북 남원지역구의 재선 이용호 의원의 얘길 들어보면, 당내 윤핵관들의 밀실정치행태는 여실히 절망만 드러낸다.
◇원내대표 경선주자에게 까지 '경선없이 주호영추대하자'는 권성동.
권성동 원내대표가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을 경선을 하지말고 원내대표에 추대하자'고 이 의원 등 당내 재선의원들에게 전화로 종용했다는 사실이다.
권성동은 누구인가. 스스로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을 만든 1등 공신이라거니, 그 공로로 장관입각도 요구할 처지라느니, 수시로 윤 대통령과 통화는 사이라느니...그 오만함의 당사자가 아니던가.
구체적으로 그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내부 총질 당대표(이준석)’ 문자 메시지를 직접 받은 집권당의 실세였다.
따지고 보면 지금 비대위 혼선도 사실 그의 오판으로 빚어졌다.
이준석 전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사고’로 규정해 직접 당대표직무대행을 맡았다가 뒤늦게 당 안팎에서 리더십을 잃자 ‘비상상황’이라며 비대위로 가려다 법원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그는 자퇴라지만 일련의 사태 책임을 지고 오는 19일 떠나야할 처지인 만큼 공정해야하지 않던가 말이다
이 의원은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권 원내대표의 주호영 추대론 보도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권 원내대표 전화를) 그저께(14일) 받았는데, ‘비상상황이니까 추대 쪽으로 하면 어떠냐’고 말하더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권 원대대표에게 ‘당의 건강성은 경쟁에서 나오고, 국민들이 자꾸 그렇게 추대하는 모습은 좋게 보지 않는다. 저는 뜻을 달리하고 제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19세기 정당도 아니고, 당연히 경쟁해서 당을 건강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며 권원내대표등 당 일각의 ‘주호영 추대론’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 당이 위기에 처한 상황인데, 그냥 눈치나 보고 무슨 추대론 이런 얘기가 나와서는 당에 희망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즉,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이 의원에게 주호영 전비대위원장을 경선없이 새 원내대표로 추대하자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밀실정치의 전형이다.
◇'갈 때 까지 간' 국힘, '뒷문정치'아닌 '정도정치'해야
사실이라면, 윤핵관으로 찍힌 권 원내대표의 ‘주호영 추대론= 윤심(尹心)’으로 비춰져 적잖은 분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 의원은 당을 위기에서 구하기위해 밀실정치가 아니라 탈계파·변화·정치복원을 공약했다고 한다.
그는 권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친윤석열계 초·재선의 ‘주호영 추대론’에 대해 “당이 위기일수록 경선을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윤핵관 일각은 정권탈환의 취기에 아직도 빠져있다.
이들이 하는 짓은 3김 시대에서도 흔치않은 낡은 정치임에 틀림없다.
그래놓고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를 원하나.
예컨대 보수성향의 충청에서 조차, 한 때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긍정평가가 18%대로 대폭락했다가 가까스로 30% 대(16일 발표 한국갤럽조사참고)로 올라섰을 뿐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서 헌정사상 처음보는 대통령부인의 관저공사 의혹 등 김건희 리스크와, 당 대표의 성상납 의혹, 이준석과 윤핵관 들과의 충돌, 권성동 원내대표의 실언과 윤 대통령의 문자 메시지 공개, 주호영 비대위 효력정지,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내홍...
이런 악재에다, 충청권 일부 정치인출신 시.도지사 등 이른바 윤석열의 이름을 팔고 다니는 자들이 뻣뻣함 등이 모두를 분노케하는 현실에서 전임 정권보다 나아진 게 없어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탄핵 얘기에다, 어느 새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김검희 특검관철을 위한 대여 촛불집회론까지 심각한 괴담들이 여의도 야당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은 엄중하다.
집권당 원내대표가 5개월 만에 중도 교체되고,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의 취임식하고 돌아서자마자 직무가 정지되고, 전 당대표는 끝까지 해보자며 먹던 우물에 침을 뱉고.
그런상황속에 오는 28일엔 뒤늦게 당헌까지 고쳐 세운 정진석 비대위원장 체제도 법원의 가처분 심문에서 법적 효력이 결정된다.
집권당의 반성없는 질주속에 나라는 더 위기로 치닫고 있다.
말마따나 민생·경제·외교 할 것 없이 난관에 봉착해 있고, 협치로 풀어야할 이위기는 여야의 힘겨루기로 같이 망해가고 있다.
이런 판에 정기국회를 이끌 여당 원내사령탑의 역할은 그레서 중요다.
대통령지지율이 왜 폭락했는지 성찰하면서, 집권당이 해야할 역할은 뒷문 정치가 아니라 정도(正道)로 가야하지 않을까.
신수용 대기자(전 대전일보 대표이사.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