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예쁘고, 희한한 꽃과 나무, 풀들이 많습니다. 이 꽃과, 나무, 풀에는 저마다 이름이 있습니다. 또한 희노애락을 가진 꽃말도 많지요. 그래서 '이를 모를 꽃'이란 표현은 맞지만, '이름없는 꽃'이란 표현은 틀립니다. 고 김정호 가수가 이름 모를 소녀라는 노래를 불렀지만 이름없는 소녀는 없듯이 말입니다. <본지>는 재밌는 꽃과 나무, 풀들의 어원과 꽃말 등을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
금계국은 5~8월에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꽃입니다.
금계국은 그리스 신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늦은 봄날, 바람둥이자 주신(主神) 제우스가 초봄 공중을 날다가, 산아래 들녁에 반짝이는 금빛 조각들을 발견했습니다.
호기심을 가진 제우스는 자세히 보니, 금빛 천사들이 무도회를 여는게 아니겠습니까.
더 가까이 가서 보니 상쾌한 향기에다, 미녀들의 노란 의상의 축제였어요.
그 중에 리더격인 한 아름다움이 빼어난 미녀에게 달려갔더니, 눈치챈 이들은 모두 금빛 닭(金鷄)으로 변하는 겁니다.
나무 뒤에 숨어서 이를 지켜본 제우스는, 한참 뒤에 금계들이 또다시 사람으로 변신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제우스는 이중 제일 아름다운 금계를 꼬드겨 데려왔습니다.
제우스는 이 금계를 자신의 침실에 두고, 이 금계가 미인으로 변할 때마다 밀회를 즐겼습니다.
여러 날 째 남편 제우스의 소식이 끊긴 정실부인 헤라가 이를 추적합니다.
헤라는 제우스를 찾아갔다가, 남편이 아프로디테보다 더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이를 보고 헤라가 크게 화를 냅니다.
바람기 많은 남편 제우스의 숱한 애정행각으로 질투심에 불타는 복수의 화신, 헤라는 참을 수가 없었지요.
곤욕을 치른 여인은 헤라의 명령에 따라 100리 멀리로 쫒겨 났고, 여러 신들에게 그녀를 지키게 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 가둬둔 곳에 여인은 없고, 작은 금빛 닭만 나무 가지 사이를 날아 다녔지요.
이 사실을 전해들은 해라는 현장에 날아가 금빛 닭을 잡아 목을 비틀어 죽이고 이를 공중에 던졌습니다.
다음 날, 소식을 듣고 찾아간 제우스는 닭의 깃털은 없고, 금빛 깃털을 가진 노란 꽃이 바다를 이뤘습니다.
금빛 닭의 깃털이 모두 노란 꽃으로 변해, 큰 밭을 이룬 것입니다.
꽃잎은 모두 닭의 벼슬 모양을 한 노란 코스모스와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산책길과 꽃 밭에서 흔히 만나는 이 꽃을 금계국(金鷄菊)으로 부릅니다.